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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식 이사장 자서전 7] 태령,그 저편의 기억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1-10-29 11:50:46 조회수 404

태령,그 저편의 기억

학년이 높아지자 학교에 다니는 일이 결코 호락호락한 일이 아니었다.

수업 학과목이 많아지면서 방과 시간이 늦어지는 바람에 어두컴컴해서야

집으로 돌아올 수 있는데,태령을 넘어 학교를 오가는 등하교 길이

위험하기 짝이 없었기 때문이다.가장 늦게 해가 뜨고 가장 일찍

해가 지는 오지 중의 오지 마을이었기에 오후 대여섯 시만 되면

벌써 주위를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어둠이 덮쳐오는 것이다.

게다가 해방 이후 일본 순사가 물러가면서 태령에는 늑대나

여우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다.화약 냄새를 싫어한다는 이들

동물이 그 동안에는 깊은 산 속에서 숨어 지내다가,

총을 맨 일본순사가 더 이상 나타나지 않게 되자

대담하게 마을까지 출몰하는 일이 많았다.

실제로 이들과 맞닥뜨린 일도 있었다.그

러면 여우는 슬금슬금 자리를 피할 수 있었지만,

늑대는 정말로 무서웠다.

마침 인근 마을에서 늑대가 어린애를 물고 갔다는 이야기도

들리고 했던 때였으므로 혹시라도 늑대를 만나면

혼비백산하여 오던 길을 되돌아 꽁지가 빠지도록 도망을 쳤다.

그뿐만이 아니었다.수풀이 워낙 울창하게 우거진 까닭에

사방으로 독사나 구렁이들이 우글거렸다.

더욱이 친구 한 명이 독사에게 물려 죽은 사건이 발생한

이후로는 맨발로 숲 속을 지나기가 겁이 났다.

그때는 어찌 그리도 산짐승이 많았는지 모르겠다.

멧돼지,노루,오소리,너구리,심지어 호랑이까지

나타나곤 했었으니까 말이다.나는 생각다 못해 꾀를 내었다.

나무로 총을 깎아서 이를 메고 다닌 것이다.

이 가짜 목총이 그런 위기의 상황에 무슨 쓸모가 있으며

도움을 줄 수 있었으랴마는,

어쨌든 내게 이만저만 위안이 되는 게 아니었다.

밤하늘엔 별이 총총했지만 주위는 온통 칠흑과 같은 어둠뿐이었다.

그 총총한 별들이 오히려 낯설고 색다르게 느껴질 지경이었는데,

게다가 사방은 깊은 침묵 속에 잠겨 있었다.

내 숨소리가 온 산을 울리는 깜깜한 밤길을 더듬더듬

내려오다가 갑자기‘푸드득’하고 꿩들이 날고,

난데없이 산짐승 우는 소리라도 들릴라치면 머리칼이

곤두서고 땀이 비오듯 쏟아졌다.

집에 도착해서 보면 옷은 온통 땀에 젖고 온몸은

공포와 긴장 때문에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기진맥진하였다.

이렇듯 어렵사리 학교를 다녔지만 절대로 결석은 하지 않았다.

그때 그 각오와 정신을 돌이켜보면 지금도 스스로가 갸륵하고 장하다.

아마도 어린 생각이었겠지만,비록 내 부모가 이 같은 두메산골에

나를 낳아놓았다손 치더라도 내가 대처(大處)의 부잣집 아들이나

사람들보다 못할 게 무엇이 있겠느냐는 오기와 배짱이 있었던 듯하다.

그리고 그것은 나로 하여금 용기와 인내와 성실을

배우게 하였던 밑거름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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