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학원

졸업생 격려사 - 검정고시 도전기

저는 올해 6학년 7반인 안효숙입니다.

여러분과 짧지만 저의 검정고시 도전기를 나누려고 합니다.

제가 자라나던 시절은 많은 분들이 그랬지만 초,중,고를 순차적

으로 졸업하는 것이 만만치 않은 일이었습니다.

저도 5남매의 장녀로 태어나 집안일을 돌보고 또 성인이 되자

마자 서울로 올라와 미싱사로 일하다 보니 학력이라고는 초등

학교 졸업장 밖에 없었습니다.

마음으로는 여건이 되면 중학교, 고등학교 졸업장을 받고 싶었

지만 그 여건이라는 것이 좀처럼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남편 뒤바라지에 두 아이를 키우고 그러면서 의상실까지 운영

하다보니 공부는 그저 바램으로만 있었습니다.

그러다 37살이 되던 1988년 가정 형편이 조금 나아지며 의상실

을 접을 수 있게 되었고 드디어 고검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아들은 중2, 딸은 초등학교 6학년이었고 남편은 개인택시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른 새벽 가족들의 아침밥과 도시락을 쌓아놓고 새벽기도를 마

치면 전철을 타고 수도학원으로 왔습니다.

남들이 오면 그런 삶이 힘들 법도 한데 저는 책가방을 매고 공부

를 할수 있다는 그 사실에 힘든줄도 모르고 학원에 다녔습니다.

형편 닿는 대로 수업을 듣고,또 모른 것은 중학교 다니는 아이들

에게 물어보며 고검을 시작한지 1년 6개월만에 패스를 했습니다.

고검을 통과했다는 발표를 들은 그 날 얼마나 기쁘고 감사하던지

아직도 생생합니다.

이후 남편이 개인택시를 접고 안경점을 운영하면서 나도 함께 사

업을 돕느라 대검공부는 뒤로 미루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감사하게도 중계동 건영옴니 백화점에 문을 연 안경점이

안정을 이루게 되자 다시 한번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왔습니다.

과거 저의 고검패스에 도전을 받았던 남편은 제가 했으니 자기도

할 수 있겠다며 혼쾌히 응했습니다.

그렇게 우리부부는 40대 중반에 수도학원 검정고시 커플이 되었

습니다.

늦깎이 부부가 함께 검정고시를 공부하다 보니 금새 수도학원 명

물이 되었답니다.

공부를 시작한지 약1년 6개월만인 1999년 저는 대검을, 남편은 고

검을 합격했답니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저희들은 그해 말 내친김에 수능도 보았

습니다.

그리고 김천대학 안경광학과에 00학번으로 두사람 모두 합격이 되

었습니다.

40대 후반의 나이에 부부가 함께 검정고시를 합격하고 수능을 봐서

같은 대학 같은 학과에 진학하게 된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캠퍼스 커플이 된 것입니다.

이 후에도 공부에 대한 저희 부부의 열정은 식지 않았습니다.

김천대학을 졸업하고 초당대학교를 편입하여 꿈에도 그리던 학사모

를 쓰게 되었습니다.

저희들은 이런 기회를 주신 하나님꼐 감사하여 받은 사랑을 주변에

나누고 싶은 소망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김천대 안경광학과를 졸업하면서 무료 안경 나눔 봉사를 시작

했습니다.

25인승버스를 개조해 이동식 안경점을 만들었고 전국을 돌며 고아원,

양로원, 복지시설,시골교회 등을 다니며 무료 안경 나눔을 하게 되었고

벌써 그 봉사를 17년째 이어오고 있습니다.

거리로는 지구 세바퀴를 돌며 그동안 약 2만명의 사람들에거 무료로

안경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감사하게도 저희들의 이런 삶을 사람들이 기쁘게 봐주셔서 대통령

으로부터 표창도 받고 '아침마당'이라는 생방송에 출연하기도 했답니

다.

검정고시의 시작이 아니었으면 저는 이런 삶을 살 수 없었을 것입니다.

나이를 핑계로 혹은 어려운 환경을 핑계로 공부를 하지 않았다면 지금

저는 여전히 생활에 쫓기며 돈만 벌기 위해 살고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늦은 나이에 검정고시를 시작하고 포기하지 않

고 마칠 수 있었던 것이 오늘 저를 있게 한 것입니다.

귀하신 후배님들도 이번 검정고시를 통하여 인생의 새로운 도약을 이루

시길 바랍니다.

이것 한다고 무슨 도움이 될까? 의심하지 마십시오. 검정고시 합격은 제

게 그랬던 것처럼 여러분에게도 새로운 삶의 발판이 될 것입니다.

내가 과연 졸업할 수 있을까? 염려하지 마십시오. 두 아이 키우며 미싱일

을 했던 제가 했다면 여러분들은 더 잘 하실 것입니다.

검정고시를 통해 한단계 도약하실 여러분을 축복하며 응원합니다.

부족한 이야기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