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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여학생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1-07-06 14:59:19 조회수 682

꽃보다 여학생

  • 한 글 기 초 반
  • 김** (1937년生)
  • Q.봄꽃처럼 화사하신 한 분을 모셨습니다.안녕하세요?

    소개 부탁드립니다.

    A.네,저는 올해로85살인 김**예요.(인사)우리 수도학원에 입학하기 전에는 갈 데 없는 할머니였는데 지금은 자랑스런 ‘한글반1학년(손가락 들어 보이기)’ 여학생이 에요.

    Q.어이쿠~그러시군요.어떻게 그런 장한 뜻을 품으셨어요?

    A.아유~그건 누구한테도 말 못 하고 속앓이하던 내 오래된 소원이었어요.이대로 깜깜이로 늙어가다 죽나보다~했어요.

    어려서는 형편이 어려워 꿈도 못 꿨고,어찌어찌 결혼해서 애들 낳고 살림하며 돈 벌이 하느라 공부 생각은 접고 살았어요.

    군대 간 아들 면회 한 번도 안 가면서 악착스럽게 살았거든요.

    Q.그래도 장한 어머니셨네요.

    A.고맙게도 애들은 반듯이 자라줬는데,제가 글눈이 어두워 생활에 불편할 때가 숱 하게 많았어요.괜히 주눅들고 움츠러들고,그래서 일은 더 열심히,더 야무지게 하려고 했는지 몰라요.입성도 아주 깔끔히 해서 나아보이려고 애썼어요.

    Q.그런데 다른 교육 기관이 아니고 굳이 수도학원을 찾으신 이유가 있었나요?

    A.아,우리 막내가 드라이브하자고 차려 입으라더니 일루 데리고 와 접수시키더라구 요.우리나라 최고 학원에서 배워야 한다구요.

    Q.아드님이 참 효자시네요.어머니를 높게 떠받드시니까 오랜 역사와 많은 선배들의 입소문으로 유명한 수도학원으로 모신 거죠.

    A.네,우리 동네에도 무료 교실들이 있는데,경로당보다 나을 게 없고,모여서 화투 나 치는 노인네들이랑은 어울리기 싫더라구요.

    Q.멋진 학생이시네요.근데,공부하신 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A.작년에 ㄱㄴ부터 시작해서 지금은1학년인데 학원 다니면서 제가 젊어진 것 같아 요.

    Q.어떻게 젊어지셨는데요?

    A.전에는 내 자식들밖엔 관심이 없었는데,남의 말도 귀담아 듣게 되고,글도 찬찬 히 읽으려고 하고,뉴스도 보고,선생님 설명 들으며 알게 된 것도 많고,반 친구 들이랑 얘기하면서 관자 언니가 되고,우리 선생님은 나보고 영국 엘리자베스 여 왕 닮았다고 ‘퀸관자’라고 불러요.

    Q.네,퀸관자베스 맞네요.그럼,공부는 어떠세요?

    A.잘 하는 건 아니지만 날마다 새롭고,숙제하는 시간이 얼마나 귀하고 알찬지 몰라 요.새벽기도 하듯이 맑은 마음으로 숙제하고,곱게 단장하고는 학원 갈 시간 기 다리며 설레요.수업 시간보다 일찍 가서 기다리면 우리 부원장님이랑 접수실 선 생님이랑 경비 아저씨가 반겨 주고 선배님들이랑 서로 인사하고 우리 반 학생들이 랑 교실 들어가면 우리 선생님이 기다리시다가 ‘어서 오세요~’ 해주세요.읽고,듣 고,쓰고,지우고,교실에서는 어린 시절로 돌아가 철이 없어지고 틀릴까봐 조마조 마하고 맞으면 신나고~뭐,시간이 너무 짧아요.

    Q.가족들의 반응은 어떤데요?

    A.아들이 내 노트 훑어보고 사진도 찍어가구요,격려해 주고 칭찬해요.엄마 대단하 다구요.그것보다 난 우리 선생님이 크게 두 겹짜리 하트 그려 주시는 게 더 좋아 요.날마다 백점 받아요.날마다 굿잡~!이래요.칭찬글도 많이 써 주셔서 다 모아 놨어요.이래봬도 글씨도 꽤 잘 써요.우리 반 대표예요.보여 드릴까요?(펼쳐 보 인다)

    사실 받아쓰기는 좀 떨리지만 그림도 엄청 잘 그려요.

    Q.와~진짜 명필이시네요?

    A.이제는 글도 제법 잘 써요.어디 가서도 기죽지 않고 쓸 수 있어요.생활 속에서 쓸 것들을 다 연습시켜 주시거든요.

    Q.연세도 많으신데 매일2시간씩 수업 듣고 숙제도 많은데 힘들지 않으세요?

    A.아들이 힘들면 쉬라는데 큰 일 날 소리~!우리 반 반훈이 ’중단하는 자는 승리하 지 못 한다‘예요.그리고 내가 그렇게 흐릿한 사람도 아니구요.우리 선생님 말씀 이 방학이 너무 길었다가 개학한지 얼마 안 됐으니 부지런히 배우자고 했어요.맞 는 말씀이죠~공부 고파서 몇십 년 맘고생했었는데,지금 소원 푸니 얼마나 행복 한데요.

    그래서 우리는 숙제 검사가 전부 최고점이예요.매일 만점 받아요.

    이것 보세요(노트 보여줌)

    우리 선생님은 늘 어제보다 굿잡!오늘도 굿잡~!나날이 굿잡~!누가 뭐래도 굿 잡~!나니까~!나야나~!하고 엄지척~!하래요.서로 칭찬하고 아이 캔 두~!유캔 두~!!위캔두~!!!하거든요.

    가슴이 뭉클해지고 신나요.특별한 거 배우는 것 같고 특별한 사람이 되는 것 같 아요.

    맨 처음 쓴 노트를 가끔 꺼내 보라는 게 선생님 처방인데 사실 정말 몰라보게 달 라졌지요.

    코로나 사태 초기에 나이 많은 사람들 집에 있으라고 뉴스에 나오고 동네 방송에 나오고 애들이 걱정하고 나도 무섭길래 며칠 쉬었는데 뒤처지는 것 같고 더 늙는 것 같고,시간이 아까워 애들이 말려도 학원 나왔더니 너무 좋더라구요.이게 젊 게 사는 거죠.

    우리 선생님이 날마다 “다녀 오세요~”하시니까 우리는 집에 갔다가 다음날 꼭 학 원에 가요.

    수업 끝나면 거의 병원이나 한의원에 치료 받으러 가서 오후 늦게 집에 들어가면 지치지만 그래서 더 잘 먹고 잘 자게 돼요.결석 안 하려고 되도록 휴일에 일은 보구요.

    옆도 안 보고 열심히만 살다가 이제 하고 싶었던 공부하니까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아요.교실에서 만난 동생들도 거의 같은 마음이에요.그래서 동기간 같아요.

    자식들이 잘 자라주고 손자 손녀들이 번듯한 것하고는 또 다른 재미랑 자랑이에 요.

    날이 궂으면 유난히 몸이 더 아파 딱 못 일어나겠어도 학원 갈 생각에 준비하고 나서서 버스 타면 정신 무장이 되고 책 읽으면 아픈 게 덜 해져요.

    우산을 써도 신발이 젖을 정도로 비가 와도 결석 안 했어요.

    Q.공부하면서 달라진 점이 있으신가요?

    A.그럼요.몇 십 년간 어디서 인적사항이라도 쓰려면 기죽고 피했는데 이제는 앞장 서서 편하게 쓰구요.전번엔 치매검사하 는데 의사선생님이 내가 쓰는 거 보고 대 단하다고 하대요.아는 게 힘이고,평생 배워야 해.

    한 번 사는 인생인데 시간 아깝게 놀러나 다니고 모여 앉아 화투치는 할매들 안타 까워요.기왕이면요,그 시간에 배우면 세상이 달리 보이는데요~그리고 우리 나 이에는 공부가 치매 예방약이에요.이생에서 하고 싶은 것 다 하고 갈래요.다음 생엔 선생님 되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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